어제 너 어디로 다녀왔어?
아, 부모님 집으로 다녀왔지. 아버지가 소유하시는 한국어 책들 빌리러.
알다시피 코로나 때문에 도서관이 폐관하고 있으니까, 한국어 책을 빌릴 수도 없고 다독 할 수도 없고…
실은 요 며칠에 한국 교보문고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책들을 샀는데…
그래? 무슨 책들?
그에 대해서는 나중에…
그나저나 해외에서 책을 사면 비싸고, 아까워서 빨리빨리 다독할 수 없어. 그래서 아버지가 젊었던 때 많이 사신 책들을 빌리자 싶어서.
근데 만약 그 때문에 코로나 감염을 확대되면 큰 일이니까, 아버지가 저녁을 먹고 가, 차 한잔이라도 마시고 가, 하셨는데 그냥 책들만 등산 배낭에 밀어넣고 떠났지.
할 수 없지만 섭섭한 일이네…
자, 그나저나 이게 그 책들이야. 아버지 책장에 있는 모든 한국어 책들의 일부에 불과하는데.

그 책들 고르면서 아버지한테 물었어.
“다 읽었어요?”
그럼 아버지는 “그럴 리가 없지”.
…일본어로 그걸 “쓴도쿠 積ん読”라고 해. 책 사고 읽지 않고 그냥 쌓아 놓은 것.
그럼, 네가 빌려 읽어주는 게 좋겠지.
그렇지! 근데 말이야…
황석영 작가의 “장길산”라는 제목의 책이 3 권만 있고, 그것들 다 가져왔는데… 이거 좀 봐.

어, 상(上)・주(中)・하(下), 3 권이네.
아냐… 잘 봐…
………
!!!
상,하는 제1부의, 중은 제2부의 것이야. 알아보면 이 “장길산”은 전 12 권의 역사대하소설이었어…
… 그걸 읽기가 옳알까?
…재미는 있겠잖아…
그러니까 읽기 시작할 수 없잖아, 9 권이나 결여하는데!
아, 아버지, 정말 읽지 않으셨구나…